Essay

2023 간단 결산

RIAGOL 2023. 12. 3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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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간단 결산

이 글을 쓰면서도 느끼는 거지만, 기록은 그때그때 해야 한다. 따로 글 써야 하는 굵직한 건들을 제외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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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면서도 느끼는 거지만, 기록은 그때그때 해야 한다. 따로 글 써야 하는 굵직한 건들을 제외했고, 돌아보는 느낌으로 크게 크게 작성했다.


January

USCPA

CFA라는 큰 산이 끝나고, 어느 정도 손도 가벼워졌을 즈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CFA는 솔직히 이야기하면, 기본 지식을 갖춘 느낌이었고, 일을 한다거나 새로운 영역을 공부해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본질적인 실력을 키웠으면 했다.
 
학부연구생 면접도 봤는데, 그 당시에는 들어가서 연구를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강하지는 않았다. 공고가 떴고, 아는 교수님이었고, 그래서 면접을 봤고 당연히 떨어졌다. 그때는 빈 기간을 채우기 위한 동기가 더 컸고, 연구의 의미를 잘 몰랐다고 하면, 지금은 연구를 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서 그때 교수님의 결정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현명하신 분이시고, 많은 도움을 받아 죄송한 마음도 많은 분이다.
 
CFA를 하고 (아마 다 땄으니까 든 생각이겠지만) FRM이나 CPA를 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당시에는 이렇게 생각했지만, 시간이 좀 지나서는 license가 아니면 다 비슷하게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됐다. (CFA, FRM 이런 거 다 한국어로 자격증이라고 하니까 자격증인줄 아는 경우가 많은데, license와 certificate은 엄밀히 다르다)
 
결국 자신에게 잘 맞는, 지속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투신하기 위한 탐색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 항상 시작하기 전에 고민하고 판단을 내린 이후에는 이유가 어쨌든 끝을 보는 타입이라 내가 왜 USCPA 수험을 시작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이때 강의 결제를 무수히 하고, 1년 내에 합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뒤로 가면 알겠지만, 잘 풀리지는 않았다)
 

교환학생 세미나

 
교환학생을 다녀온 이후, Soongsil International Community를 만들어서 22년 2학기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소규모로 학생 소모임 형태로 운영하다가 23년에는 본격적으로 행정적인 실체를 갖추고 규모도 키워서 행사를 하기로 다짐했다. 그 첫 시작이 1월 교환학생 세미나였다.
 
정보공유하려고 만든 오픈톡방부터 시작해서 작게작게 여러 번 진행했던 교환학생 세미나가 벌써 4번인데, 국제처에서 전체 학생 메일 발송을 도와주셔서 아주 크게 진행할 수 있었다. (진행하는 입장에선 많이 힘들었는데) 이번에도 2회 차 진행했고, 연사도 많이 섭외했다.
 
총 169명이 신청했고, 기억하기로는 최대 130명까지 참여했었다. 여태 Google Meet으로 진행해 왔는데, Google Meet이 100명 제한이 있어서 중간에 국제처 기관 Zoom ID를 빌려달라고 하기도 했다. 연사도 많아지고 참여자도 많아져서 최대한 유익한 행사가 되기 위해 질의응답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수집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고, 이번 성과가 좋아서 이후 교환학생 세미나는 오프라인으로 전면 전환하게 되었다.
 

February

CFA Society Korea Networking Night

 
CFA 한국협회에서 처음으로 네트워킹 관련된 메일을 받아봤다. Candidate, Charter Holder 무관하게 전부 참여가능했고, 소정의 참가비만 내면 참가가 가능했다. 너무 신기해서, 평소에 못 보던 사람들 만나게 될 기회라 바로 달려갔다. 다양한 모습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여담이지만, CFA Level 3처럼 인상적인 성과는 첫인상에 많이 도움이 되더라. 물론 이것도 대학생 프리미엄이 껴있으니까 가능했던 부분. 첫인상 고자인 나에게 이런 부분으로도(?) 도움이 되는 CFA였다.
 

주한미국대사관 외교관과의 대화

 
외교관은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었는데 궁금해서 한 번 참여해봤다. 대사급 외교관이 나온 것은 아니었고, 실제 외교 이면에서 operation을 진행하는 한국계 미국인 분께서 진행하셨다. 정말 많고 다양한 학생들이 영어도 진짜 뒤지게 잘하고 외교에 진심인 친구들이 많았다.
 
긴박하고 빈틈 없어야 하는 외교업무 특성상, 외교관의 그 모습만 봐도 일단 일을 정말 잘할 것 같다는 인상이 들었다. 말은 직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정치인에 가까워지는 듯했고, 아무래도 국가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일이다 보니 사람의 타고난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듯했다.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는데,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궁금해서 이런 질문을 했었다.
 

어떻게 그 긴박한 상황에서 실무의 레벨에서 compliance 준수여부나 개별 외교판단을 내리는가? 보통 이것이 문제가 되는지 아닌지를 아는 것은 윗사람들이 알 텐데, 일정이 바쁘다면 개별 실무자들이 판단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을텐데, 이런 부분들을 외교관들은 어떤 기준에서 판단하는가?

 
그분의 답변은 우리가 챙겨야 하는 highest priority가 무엇인지 사전에 확실하게 정하고, 실무자들 역시 그 부분에 포커스를 한다는 것이다. 어떤 부분에서는 실수가 생겨도 크게 문제가 안된다거나, 법적인 부분을 사후에 고려해도 된다거나, 협상 테이블에서 이런 부분은 양보를 해도 된다거나 하는 부분을 highest priority를 절대 기준으로 두고 판단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외교 쪽은 대체로 Journalism 전공이나 어문 전공이 많은 듯했고, 압도적 언어구사 능력과 외적인 이미지까지 갖춰야 할 수 있는 직업인 듯했다. 확실히 외교관은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다.
 

March

교환학생 세미나

아직 저 위에 현수막 못 걷은게 아쉽다

 
1월에 비대면으로 진행한 교환학생 세미나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국제처에서 오프라인으로 하면 안 되겠냐는 제의를 해주셨다. 그래서 기존처럼 준비는 하되, 공간대여와 전체학생 메일 홍보 부분을 도움받고 SIC의 첫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오프라인으로는 처음이라서 수요가 어느 정도 있을지, 시간과 요일은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그리고 이제는 부담이 더 커진 대면발표 연사를 어디서 구해야 할지와 같은 고민들이 있었지만, 사실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었지 어렵지는 않았다. 기존에는 알고 지내던 친구들을 위주로 섭외했다면, 이번에는 아예 모르는 두 분을 추가로 섭외하여 진행했고,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SIC management로 참여하고 있는 기파견자 전원을 Q&A 세션에 참여하여 대면 질의응답에서 더 많은 정보와 솔직한 선배들의 감상들을 얻어갈 수 있도록 구상했다.
 

 
겸사겸사 신입생 학부모 초청행사에서 교환학생을 주제로 발표까지 하게 됐다. 이런 걸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어쩌다 보니 하게 됐다. 이 이후로 교환학생 관련해서 국제처에서 계속 연락이 오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됐다.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신춘음악회

 
한수진 바이올리니스트의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이었다. 작년부터 클래식을 듣기 시작한 나는 듣는 음악 폭도 그렇게 넓지 않고, 이제야 연주자별로 차이가 이 정도 있구나 싶은 정도라 일단 기회가 되고 아는 노래면 들으러 갔다.
 
결과적으로는 바이올린 협주곡은 좀 아쉬웠지만, 홍석원 지휘자님 스타일을 좋아해서 즐겁게 들었다. 베토벤 교향곡 7번이라는 새로운 곡도 플레이리스트에 추가 됐다.
 

April

KBS 교향악단 제789회 정기연주회

 
진짜 단 하나도 모르는… 음악이었지만 KBS 교향학단 공연은 처음이라 가봤다. 한국 탑 오케스트라인만큼 부족한 소리 하나 없이 즐겁게 감상했다. 특히 닐센 교향곡 4번은 팀파니가 인상적이라더니 4악장까지 별일 없길래 ‘뭐야…’하고 있던 때 팀파니를 마구 두드리기 시작했던 기억이 있다.
 

May

봄축제 부스

 
1학년 때 학생회 하면서 했던 부스를 4학년 돼서 다시 할 줄은 몰랐는데, 열정적으로 행사를 만들어준 친구가 있어서 덕분에 하게 됐다. 행사 꽤 크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우리의 존재조차 몰랐다. 대학교는 항상 홍보 채널에 대한 고민이 있는데, 여러모로 답이 참 없구나 싶었다.
 

한경 Arte 필하모닉 더클래식 2023

 
올해는 말러 교향곡 2번을 거의 사골 마냥 들었는데, 한창 빠져 살 때쯤 가게 됐다. 친구가 이때 공연 있는데 같이 가자 했던 공연을 결제하고 까맣게 잊고 있다가, 가야 된다고 해서 공연정보를 확인해 보니 말러 2번이었다. 이런 행복이 있나. 진짜 몇 없는 공연이라 귀한 기회다 하고 갔는데, 올해 말러 2번 공연만 전국에서 한 8-9번 했을 거다.
 
아무튼 이 노래 생방송 업로드 된 영상만 사골 우리듯 듣다가, 나중에 정식 업로드 영상으로 갈아탔다. 합창단이 반토막 나서 성량은 조금 아쉽지만, 여태 들은 모든 영상에서 파이프오르간 소리가 가장 잘 들려서 아직도 즐겨 듣는 공연이다.
 

글로벌 커리어 세미나

 
SIC가 있도록 해주신 선배님과 콜드메일로 섭외한 선배님, 그리고 SAF로 인연이 되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친구까지 총 3명을 섭외해서 처음으로 교환학생을 벗어난 세미나를 진행했다. ‘학생들의 글로벌 커리어 열망을 현실로’라는 미션 아래 글로벌 커리어라는 직접적인 영역을 다룬 첫 행사였다. 도와주신 세분께 감사한 행사.
 

June

KBO 외국인 투수 추천 프로젝트

데이터 사이언스 수업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기획안이 너무 잘 나와서 아직도 자기소개서에서 팔고 다닌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실 문제 해결’이라는 틀만 주어진 팀 프로젝트 과제였고, 첫 미팅에서 데이터로 뭘 할 수 있을까 의견을 핑퐁 하다가 전원 다 야구 배경지식이 있어서 야구에는 데이터도 많고 해 보자고 결정됐다. 대체로 선수 스탯을 기반으로 한 분석이나 예측과 관련된 부분은 이미 기존에 진행이 되고 있을 것 같았고, 기획을 그래도 얕게나마 해본 터라 쓸모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는 성적에 영향도 크고, 항상 영입에 골머리를 앓는 외국인 투수를 데이터 기반으로 해결해 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데이터 수집부터 힘들었는데, 외국인 투수의 KBO 한글/영문 등록명과 MLB/MiLB 등록명이 다른 경우도 여럿 있었고, KBO에서 정식으로 제공하는 역대 외국인 투수 리스트가 없었다. 그리고 KBO 홈페이지의 기록실은 클래식 스탯만 제공하는 데다, 사이트 오류도 있어서 1 page만 조회되는 문제도 있었다. 물론 크롤링해서 해결은 했지만, 이후에 통합 데이터를 만드는 데는 엄청난 수작업이 수반됐다. 일일이 선수 한 명 한 명의 MLB 프로필을 찾고, 한국 등록명과 wikipedia 등을 활용해서 매칭하는 과정을 거쳤고, 또 MLB/MiLB에서 온 선수가 아니면 손수 제외해야 했다.
 

 
어떤 데이터를 활용할 것인지도 문제가 됐다. 한국에서 다년간 활약한 선수는 대체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현실적 상황이 맞는 선수들이 오래 잔류한다. 너무 잘해버리면 메릴 켈리나 에릭 페디처럼 MLB로 돌아가버린다. MLB/MiLB에서 바로 오지 않고 NPB나 멕시칸/도미니카 리그를 거쳐서 오는 경우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시즌 중 조기 방출된 선수들도 있는데, 조기 방출 선수들의 데이터는 지나치게 아웃라이어가 많아서 모델에 정말 큰 악영향을 줬다. 방출사유도 다양해서 부상인 경우 인상적인 성적이 나오다가 갑자기 뚝 끊어지니 데이터를 만들고 학습하는 과정까지 이 부분들에 대한 고민은 결국 해결하지 못했다.
 
데이터 문제가 해결되고 모델링으로 넘어가면 문제가 해결되었는가 하면 전혀 아니었다. 셋 다 머신러닝 개념만 아는 학부생이라 데이터 정제해서 모델에 다 때려 넣을 줄밖에 몰랐다. 어쨌든 프로젝트는 끝내야 하니 제일 좋은 모델을 찾고 셀러리캡과 선수 현재 연봉을 일일이 찾아서 다 대조해서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이 팀플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기획이 잘 나온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시간을 갈아 넣는데 셋 다 군말 없이 갈아 넣어서 프로젝트 막판까지 힘이 빠지지 않았던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나중에 논문으로 써도 될 정도의 주제라고 생각해서 혼자서라도 해볼 작정이다.
 

July

문과 석박사 유학 세미나

 
SIC에서 처음으로 석박사 유학 세미나를 열게 됐다. 중국에서 석박 유학을 하고 있는 고등학교 친구와 SIC 설립 초기에 있던 선배님을 초대해서 도란도란 진행했다. 확실히 문과 석박사 유학은 갈 사람만 가는 곳이라 소규모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쯤 돼서는 세미나 하나 진행하는 게 맘만 먹으면 일주일 만에도 해결이 가능할 정도로 능숙해졌다.
 

August

오펜하이머

광복절에 백만 년 만에 영화관에 가서 오펜하이머를 봤다. 역시 놀란 감독은 믿고 본다. 영화는 보고 나서 생각할 거리가 많아져야 한다. 개인의 삶은 개인이 어쩌지 못하는 흐름에 넘어가버리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다.
 
나는 오펜하이머를 비롯한 물리학자들의 천재성과 원자폭탄에 관한 논쟁거리보다 레슬리 그로브스 장군의 저 프로젝트 매니징이 너무 궁금했다. 대체 어떻게 했을까. 아는 사람들은 다 알았다고는 하지만, 비밀스러운 프로젝트에 복잡한 이해관계, 성향이 너무나도 뚜렷하고 다른 이들의 규합, 데드라인이 존재하는 연구와 사람의 목숨을 대량으로 앗아가는 윤리적 문제를 매니징 한다는 것은 대체 어떤 역량이 필요한 것일까. 무슨 고민을 하고 실행을 했길래 저런 게 되지 싶다.
 

이사

 
이사를 하게 됐다. 학교 근처로 옮겼고, 조금은 좁아졌지만 입지가 좋아져서 더 만족하면서 살고 있다. 무엇보다 집주인이 좋다.
 
이사하면서 이런저런 사고가 있었는데, 책상이 박살(나면서 모니터도 같이)나기도 했고, 이사하면서 새로 구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져서 대량의 지출이 생겨서 아직까지 고생하고도 있다. 그리고 작업실이 기울어져있어서 수평몰탈 공사를 거쳤고, 3일 정도는 방을 비우고 잠만 잤다. 뭐 그래도 지금은 잘 살고 있다.
 

MT

동아리에서 MT를 갔는데, 단체사진이랑 술독에 빠지는 일은 없었다. ISTJ가 조직장을 하면 원래 이런가, 아무도 사진 찍자고 하질 않아서 모임 할 때 사진이 안 남는 문제가 생겼다. 도란도란 떠들다가 왔는데, 아마 내가 조직장일 때는 어디 뭐 놀러 가거나 해보려고 하면 안 될 듯.
 

그래도 부회장이 해주는 요리는 맛있어

 

September

오케스트라 연주회

 
나는 (놀랍게도) 교내 오케스트라 동아리에 소속되어 있다. 1년마다 연주회를 하는데, 사실 곡이 정해지고 연습 두 번 정도 해보자마자 내가 공연은 못하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너무 어려워서…
 
여기에 1학기는 바빠지면서 연습에 빠지는 일도 잦아지고, 개인연습만 하게 되면서 어쨌건 일원으로서 공연에는 도움이 되어야 했기에 스탭을 자원했다. 그런데 (사투리도 있는) 내가 마이크 잡고 공연 안내를? (ㅋㅋ) 어쩌다 보니 하게 됐고 잘 마쳤다. 애들 연주 잘하더라.
 

교환학생 세미나

 
지난 학기의 화력을 확인하고, 졸업 전에 교환학생 관련해서는 다 털어버리고 싶어서 세미나 연사로 참여했다. 이번엔 200명 신청에 현장에는 151명이 참여했다. 연사 숫자도 줄이고 질의응답 시간을 많이 확보했다. 그래도 지난번보다는 만족도가 높아진 듯.
 

던전 앤 파이터 심포니

그래도 나도 한 때 -던-이었다

 
마침 시간도 되고, 자주 안 할 것 같아서 던전 앤 파이터 심포니 공연에 갔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열심히 했고, BGM 좋은 거야 너무 잘 알고 있었고, 심지어 종종 듣기도 했으니. 오케는 사운드가 좀 아쉬운 면이 많았고, 경험적인 측면이 더 큰 것 같았다. 요아리 님이 직접 와서 노래 부르신 것은 정말 좋았으나, 게임 노래는 스트리밍으로 듣는 것이 좋다는 것을 깨달은 공연. 다음에 무슨 업데이트를 하고 이런 거는 게임을 안 하는 나에게는 의미가 없었으니, 그래서 공연의 퀄리티로만 행사를 판단하게 된 듯싶다.
 

October

구글 코리아

 
버클리에서 잠시 만났던 Haas MBA 친구가 구글 PM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한국에 오게 돼서 얼굴 보자고 연락이 왔다. 구글 코리아에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짧지만 재밌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 친구 일을 열심히 하는 것 같지는 않았는데 (ㅋㅋ) 부럽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개원 30주년 기념 연주회

 
말러 2번 하길래, 심지어 티켓도 공짜이길래 광클해서 획득했다. 지난 말러 공연에서 합창단 숫자가 부족한 게 한이었는지 웅장한 성량을 느끼고 싶어서 이 공연에 기대가 컸다.
 
정치용 지휘자님 암보로 지휘하는 것도 너무 멋있었고, 트럼펫 솔로랑 오보에 솔로 진짜 잘하더라… 감탄. 이때의 감동 덕분인지 요즘은 이 버전으로 듣고 있다. (이 글 쓰는 지금도)
 

November

키친 마이야르

 
한창 핫할 때 똥손이라 예약은 한 번도 못했고, 이제야 예약을 잡고 가봤다. 그런데 평일 저녁에는 워크인해도 될 정도로 한산하더라. 요리는 의심할 여지없이 맛있었다. 가격은 문제가 있지만, 압구정 생각해 보면 이 정도 받아야지… 돈 벌면 자주 가야겠다.
 

December

11-12월은 졸업논문 마감에 FCB에서 IB Project까지 같이 진행하고 있어서 정말 미친 듯이 바빴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벌써 연말이더라. 졸업 논문은 주제 잡고 연구를 제때 안 해서 제대로 된 퀄리티도 안 나오고 기대랑 다른 결과를 마주해서 실망도 컸지만 어쨌든 마무리지었다. IB Project는 시간 때려 박는 진심인 팀원들을 만나서 인생에 좋은 인연도 만든 것 같고, 프로젝트 내에서도 배운 것이 많아서 다른 친구에게 추천해주기도 했다.


사실 핵심은 이거다. 1년을 들어가기 전에 무엇을 기대했고, 1년이 지난 지금 그 기대를 충족하였는지, 어떻게 생각이나 상황이 바뀌었는지.
 

What Jobs Have to Be Done

취업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어려울 줄은 몰랐다. 시장이 쪼그라들어서 절대적인 채용 인원이 줄었고, 중고신입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대기업은 모험을 두려워했고 중견/중소기업은 장기근속자를 찾아 헤맸다. 잠깐 몸 맡길 인턴 자리는 경기가 안 좋으니 존재 자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렇게 말해도 내 마음이 찔리는 부분은 결국 누군가는 인턴을 하고 있고, 정규직으로 입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의 부족함을 내가 모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감정이 참 복잡했다.
 
졸업을 앞당겨서 취업을 빨리하고 싶어서 휴학하고 가야 하는 오퍼도 거절하고 복수전공도 포기했는데 결과는 졸업유예라니. 사람일 참 알 수 없다.
 

USCPA

연 초에는 올해 안에 박살 내기로 했는데, 올해 목표가 너무 많았던지, 알게 모르게 시간을 너무 많이 썼는지 뒷전으로 밀려났다. 솔직히 공부에 임하는 자세도 크게 변했는데, CFA를 취득하고 이런 자격 공부를 다시 해야 한다는 상황 자체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반복적으로 학습해야 하는 과목에서 지루함을 많이 느꼈다.
 
감정적인 부분은 차치하고 벌려놓은 일은 처리해야 하니, 내년에 빠르게 초천박살내고 취업에 활용할 계획.
 

자격증

복습할 겸해서 쭉쭉 땄다. 별 코멘트는 없음.

  1. 빅데이터분석기사
  2. 재무위험관리사
  3. 금융투자분석사
  4. ADsP
  5. SQLD
  6. 정보처리기사 필기

 

동아리

동아리를 좀 자리 잡게 하고, 스케일도 키우고 싶었는데 참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사이드 잡으로 하고 있는 만큼 거기서 한계도 많이 느꼈고, 나라는 사람이 리더로서는 여전히 미성숙한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소기의 성과라면, 조직을 만들어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고민들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회사에서 다닐 때 왜 대표님이 이런 고민을 했는지, 이런 말을 계속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고, (늘 그렇지만)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나를 새로 발견할 수 있었다.
 
인간적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는 동아리 활동에서 가장 큰 도움을 받았다.
 

학교

모로 가도 서울로 가면 된다고, 어쨌든 졸업… 한다. 별 코멘트가 없다. 공부를 불성실하게 했으니…


Overall

결과가 안 좋으면 과정도 안 좋아 보인다고 하던가, 솔직히 올해가 마음에 들진 않는다. 질적 성장을 이룬 것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외적인 부분에 기여할 복수전공은 날렸으며, 시장을 잘못 읽었는지 무슨 객기였는지 들어온 오퍼는 까버리고 면접은 다 떨어졌다. 따기로 한 USCPA는 결국 내년으로 넘겨서 짧은 기간에 초전박살 내야 하는 말도 안 되는 플랜으로 변모했고, 영어는 손도 대지 못했다.
 
개인적인 삶도 그렇게 마음에 들진 않는 게 체중도 늘어나고, 인간관계도 복잡해지고 신경을 많이 못쓴 것 같아 마음에 부채만 쌓였다.
 
2024년 계획도 새로 세울 텐데, 2024년은 기록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하는 게 지금의 바람.
 
2023년은 결산하는 글마저도 아쉬운, 참 안타까운 한 해다. 열심히 산 거 같은데 말이지.